탐정사무소 [역사와 현실]코드 인사와 승진의 논리
작성자이길중
- 등록일 25-09-20
- 조회29회
- 이름이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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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은 왕을 시위하는 선전관을 미리 천거해 두는 제도인데, 무과는 워낙 많은 인원을 선발하다 보니 고위직 무관이 되려면 반드시 선천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변위진은 가문 후광으로 천거된 남항천 출신이어서, 쉰이 넘도록 관직을 얻지 못하다가 음관 부장으로 겨우 6품에 올라 온양군수가 되었다. 이처럼 서출인 데다 남항천 출신인 무관이 노상추가 거쳤던 삭주부사에 제수됐으니, 양반 신분으로 무과와 선천을 모두 통과했던 노상추로서는 불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자신이 수년간 변방 근무도 마다치 않고 부단히 노력해서 얻은 자리를 변위진은 너무 쉽게 차지한 듯했다.
여기에 이유는 있었다. 변위진이 수령으로 근무했던 온양에는 왕의 행궁이 있었는데, 1760년 영조와 함께 사도세자가 이 행궁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 당시 세자는 궁 옆에서 활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그곳은 나무 그늘 하나 없어 활 쏘는 데 방해될 정도로 햇볕이 강했다. 이 때문에 사도세자는 느티나무 세 그루를 구해 ‘품(品)’자 모양으로 심도록 하고, 친히 감독까지 했다. 36년이 지나, 이 세 그루 나무는 여섯 개 가지를 만들어 넓은 그늘을 제공할 정도로 성장했다.
변위진은 온양 수령이 된 후, 충청도 관찰사에게 청해 이 느티나무 근처에 단을 쌓아 사도세자의 유적으로 표시하자는 제안을 했다. 충청도 관찰사 역시 이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고 돌로 3층의 단을 쌓게 했다. 그러나 단이 완성되기 전, 변위진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관찰사는 파직되었고, 그 공은 다음 관찰사에게 넘어갔다. 새로 제수된 충청도 관찰사는 비장이었던 윤갑에게 이 공사를 감독하게 했고, 공사가 끝난 뒤 그 전말을 왕에게 보고했다. 단을 만든 공이 변위진과 윤갑에게 돌아간 이유였다.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이 사안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단을 쌓은 공사를 마친 뒤 비석을 세워 이 일의 전말을 기록하게 했는데, 왕이 직접 비석 뒷면에 들어갈 내용을 작성하고 그 앞면에는 ‘영괴대(靈槐臺)’라는 이름을 지어 새기게 했다. 그리고 왕의 효심을 제대로 자극했던 변위진은 무과 출신에게 주어진 몇 안 되는 당상관 자리에 승진 배치했고, 변위진의 자리에는 비장에 불과한 윤갑을 제수했다. 운도 좋았고, 시류에 따라 정조의 효심을 잘 이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물론 이 인사에서 이들을 고을 수령을 모셔야 하는 삭주부와 온양군 백성들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게 올랐던 자리가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나 쉽게 주어지는 듯한 경험을 하곤 한다. 인사권자의 마음을 저격하는 방법이 반드시 능력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은 차라리 상식에 가깝다. 출세를 위해 윗사람의 코드에 맞추어야 한다는 충고는 현대 사회에서 더 유효한 듯하다. 그러나 이런 인사가 상식이 되면, 그 공동체 구성원들은 자신의 능력을 주어진 일이 아니라 인사권자와 코드를 맞추는 데 쏟기 마련이다. 어떠한 공동체도 인사권을 가진 최고 권력자 수준을 넘지 못하는 이유이다. 회사에서 이런 경우가 만연하면 회사가 망하고, 나라에서 이런 일이 만연하면 나라가 무너진다. 먼 역사를 거스를 필요 없이, 지난 정권에서 일어난 일만으로도 우리는 이 명제에 대한 입증이 가능하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베이지색 카디건을 입은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46분께 거동이 불편한 듯 동행자의 부축을 받으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게 맞나,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한 총재는 나중에 들으세요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지정한 날짜에 3차례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내가 아파서 그랬어요. 수술받고 아파서 그래요라고 말했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지난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기간 표류했던 ‘우이신설 연장선’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장선이 개통되면 우이신설선과 1호선 간 직접 환승이 가능해 동북권 주민의 교통 불편도 크게 해소된다.
서울시는 우이신설 연장선 건설사업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HL디앤아이한라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고, 우선 시공분 공사와 토목·건축·궤도·시스템 등 전 분야에 걸쳐 설계에 들어간다고 17일 밝혔다.
그간 우이신설 연장선은 기존 노선에 연장선을 통합하는 민자사업으로 추진됐으나 2020년 재정사업으로 전환됐다. 시는 당초 분리발주 예정이었던 토목과 시스템 부문을 통합발주하는 한편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등 입찰 참여를 유도한 끝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으로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과 1호선 방학역이 연결되고, 총연장 3.94㎞ 정거장 3곳(방학역 환승 포함)이 신설된다. 총사업비는 4690억원으로,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