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사기 정부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저소득층에겐 ‘효과 확실’

작성자이길중

  • 등록일 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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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사기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의 ‘마중물’ 차원에서 전 국민에게 15만~52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2020년 코로나19 때 지급된 전 국민 지원금 사례를 분석해보니 적어도 저소득층에게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기여서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보다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연구 결과를 보면, 전 국민 지원금은 빈곤·불평등 완화에 확실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 빈곤율은 16.4%였으나 재난지원금 지급 후 6%로 10.4%포인트 급감했다. 같은 해 9월 실시된 2차 재난지원금의 ‘핀셋’ 지원도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빈곤율은 최대 14.9%포인트, 자영업자의 빈곤율은 6.3%포인트 하락했다.
전 국민 지원금이 일정 부분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5월 코로나19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창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정부가 10만원을 지급하면 최대 3만6000원 소비로 썼단 뜻이다. 소비 심리도 일부 살아났다. 2020년 2분기 전기 대비 -3.2%였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같은 해 3분기엔 2.1%로 반등했다.
경기 부양 수단으로서 전 국민 지원금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보다 높지 않았다. 일각에서 전 국민 지원금을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재정 지출의 승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0.91)가 가장 컸고, 정부 투자(0.86), 이전 지출(0.33) 순이었다. 전 국민 지원금은 이전 지출 방식에 해당한다. 즉, 정부가 1조원을 복지 확충에 썼다면(정부 직접 소비) GDP가 9100억원 늘어나지만, 같은 금액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면(정부 투자) GDP 증가분은 8600억원, 전 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이전 지출) GDP 증가분은 33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다만 내수 침체기에는 전 국민 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때와 달리 지금은 영업 제한 조치가 없는 데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현금을 받는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은 현금을 받으면 대부분 소비에 사용하기 때문에 과거에 추산보다 승수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효과 논쟁보다 다른 복지 지원제도를 강화하는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게 누진적으로 가도록 소득 보장을 강화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요건을 완화하고 생계급여·주거급여도 현실화해야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식에 기반한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은 법학·의학·경영뿐 아니라 기초과학에서도 융합과 혁신의 기본‘한국형 인재’들이 장래가 보장되는 의학으로만 쏠리는 현실에서, ‘빠른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선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생각의 방법이 다른 인재들이 자연스레 과학에 뛰어들어 미래를 창조할 수 있게 해줘야
몇년 전 대한민국의 명의로 꼽히는 분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나는 2주 입원하면서 수술하고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평소보다 훨씬 클 때였다. 마치 그분이 내 병을 치료해준 것처럼 고마움도 샘솟았다. 그때 그분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 같은 칼잡이 의사는 천재일 필요가 없어요. 선생님이 연구하시는 물리학이야말로 천재들이 꼭 필요한 곳이지요.” 천재와는 아주 거리가 멀었던 나는 민망함에 겸연쩍은 웃음만 지었다.
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내게 똑같은 말을 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들의 직업은 판사였다. 개인적인 경험담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직업군에서 “이 동네에는 굳이 천재가 필요하진 않다”고 말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검사를 만나본 적은 거의 없지만 그들도 아마도 비슷한 말을 했을 것 같다.
나는 의료 분야를 전혀 알지 못하니 그 명의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직접 살리는 일을 하는 분들이니, 이왕이면 천재가 많은 것도 좋을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김사부나 <중증외상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백강혁 같은 천재 의사가 많을수록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
반면 법관의 경우 “판사들은 천재일 필요가 없다”는 말에 내심 공감이 간다. 법관의 가장 큰 덕목은 천재성이라기보다 원칙과 상식이 아닐까.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결정문을 보고서 많은 사람이 크게 감동했던 것은 그 결정문에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번득이는 법 논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고도 상식적인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상의 상식적인 원리가 수호되었다는 면에서 크게 안도하고 감동까지 받은 것 같다.
한국에서 반백 년 넘게 살아오며 법관의 천재성은 오히려 강자의 편에 서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경국대전과 관습 헌법을 거론하며 수도 이전을 반대했던 논리나 지금까지의 관행을 뒤엎고 구속 기간을 시간 단위로 계산해 내란수괴 혐의자를 석방한 판결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법관들의 천재성이 발현된 대표적인 경우가 아닐까 싶다.
물리학에 천재들이 많이 몰리면 좋겠지만 물리학이 소수의 천재만 하는 학문인 것은 아니다. 특히 20세기에는 천문학적인 돈과 수많은 사람이 모여 큰 규모의 연구를 진행하는 이른바 ‘빅사이언스(big science)’가 등장하기도 했다. 대우주의 새로운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큰 망원경이 필요하고, 미시세계의 새로운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큰 입자가속기가 필요하다. 과학은 머릿속의 망상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 인간 지성의 경계를 한 걸음 더 넘어서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더 큰 장비와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예전과 비교해서 배워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아져 짧은 시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양자역학이 태동하고 발전할 무렵에는 세기의 천재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혁명에 가까운 발전을 이룩했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디랙 등의 선도자들은 20대의 업적으로 30대에 노벨상을 받았다. 21세기에는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렵다. 업적을 검증하기까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숨은 노고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어느 분야에서나 지금은 혼자 잘하는 시대가 아니다.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이 있어야 융합과 혁신을 할 수 있다. 그런 인력풀 속에서 개개인의 잠재된 천재성이 발현될 가능성도 더 커진다. 아마도 기초과학은 이 어려운 일을 가장 잘해내는 분야일 것이다.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은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국내 대기업 강연을 할 때마다 내게 요청하는 사항은 어떻게 하면 조직 내 ‘사일로’ 문화를 혁파하고 협력과 융합이 가능한지 과학에서의 모범사례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사일로’란 간단히 말해 자기 부서 이기주의이다.
한국 사회는 아무래도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이 부족하다. 그런 개념을 가르치고 체험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남보다 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입시가 끝난 대학생들도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 요즘 대학생들은 ‘팀플’을 아주 싫어한다. 이런 풍토가 취업 뒤 회사의 사일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미치오 가쿠는 예전에 미국의 과학기술계를 세계 최고로 유지하는 비밀병기로 이른바 ‘천재비자’를 언급했었다. ‘천재비자’란 H1B 비자로서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취업비자이다. 외국의 인재를 유치해 세계적인 인재로 키워내고 그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 되도록 하는 면에서 한국은 매우 취약하다. 작년에 네이처인덱스는 한국특집호를 발간하면서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 가성비가 놀랍도록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그 해결책 중 하나로 국제연구협력 증진과 글로벌 인재유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국내 인재들 사이의 소통과 협력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외국인이라니. 우리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대우로 모셔 오더라도 ‘먹튀’만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역시 재능 있는 인재들이 의대로만 쏠리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기초과학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비용을 써야 하는 분야라서 정부가 나서서 보호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한국의 똑똑한 천재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의대나 로스쿨을 선택한다. <중증외